창립선언문

“<공제共濟>는, 함께 건너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노동공제연합 풀빵 창립선언문

오늘 우리는 전국노동공제연합을 지향하는 풀빵을 창립합니다. 동시에 1920년 4월 11일 서울 광무대光武臺에서 열린 조선노동공제회 창립식에 참석한 노동자민중과 선배활동가들을 생각합니다.

“노동勞動은 사회社會의 근본根本이오 애정愛情은 인류人類의 본량本良이라. 그러므로 자력自力으로써 자아自我가 의식衣食하는 동시에 애정愛情으로써 호상부조互相扶助하야 생활生活의 안정安定을 도圖하야 공동共同의 존영存榮을 기期함이 본회本會의 주지主旨니라”

- <조선노동공제회>의 주지主旨에서

그리고 우리는, 51년 <내 죽음을 헛되이 말라>고 외쳤던 전태일로부터 <풀빵>을, 아니 노동하는 인간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연민, 연대를 건네받았습니다.

“어머니가 나 집 나올 때 차비 30원을 주시잖아요. 시다들이 밤잠을 제대로 못 자고 낮이면 꾸벅꾸벅 졸고, 일을 해야 하는 데 점심까지 쫄쫄 굶기에 그 돈으로 풀빵 30개를 사서 여섯 사람에게 나눠주었더니 한 시간 반쯤은 견디고 일해요. 그래서 집에 올 때 걸어왔더니 오다가 시간이 늦어서 파출소에 붙잡혔어요”

- <전태일 평전>에서

여전히 낯설기만 한 공제, 노동공제회. 그동안 다른 이들의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일하는 사람들, 그 자신의 역사적 실천과 궤적 그 자체임을 망각하고, 우리의 것이 아니라고 밀쳐두었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연대의 역사를 복원하고자 합니다. 동시에 일하는 사람들과, 그들과 함께 희망을 만들어가는 사람들과, 아직은 낯설고 새로운 <오래된 미래, 그 연대의 길>을 먼저 걸어가고자 합니다. <노동공제연합 풀빵>은 노동·시민·사회단체·마을공동체 및 사회적 경제조직들과 함께, 그리고 이 땅의 일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전국노동공제회 건설을 향한 씨앗과 밑거름이 되고자 합니다.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없다고도 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땅 위의 길과 같다고 했습니다. 땅에는 원래 길이 없었습니다. 사람이 많이 다니면 길이 된다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는, 그 ‘희망’이라는 명제 뒤에 <공제, 노동공제회,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이라는 말을 조심스레 적어 넣습니다.

우리는 ‘노동자의 이해는 같고, 지위도 또한 같다’는 공제의 원칙을 세우고, ‘전국노동공제’를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갈 것입니다.

2021년 1월 22일

전국노동공제연합을 만들어가는 풀빵 창립총회 참가자 일동

노동공제연합 사단법인 풀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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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 070-4355-2756 메일 : info@poolbbang.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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